Qlipha [Single] by Zeniac

『Audissey』 제4장 「환유(換喩)」

[작성일 : 2019년 8월 9일]



물에 용해되어가는 그의 기억들 속에서
Z는 변한 것이 없었다.

음악은 종종 Z를 대변했다.
그러나 음악은 Z가 아니었다.
Z 역시 음악이 아니었다.

변하는 것은 Z가 아니라 음악이었다.

Z는 이에 대해 뮤트에게 기도를 올린 적이 있었다.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던 그는
침묵이 그 자체로 훌륭한 신탁이라 여겼다.

그렇게 스스로를 가리기로 했다.
침묵을 감싸는 껍데기.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감싸는 껍데기.
껍데기 뿐인 껍데기를 감싸는 껍데기.
Z의 프로젝트.

그러나 그러기 위해 Z는
엘리야의 제단 앞에서
끊임없이 위선을 강요당해야만 했다.
단지 한 겹의 껍데기를 위해서
Z는 신(神)의 이름을 팔아 노래해야만 했다.

제단에 떨어진 불꽃에 모두가 기뻐했다.
Z는 그 불이 심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화마의 열기보다, 신의 심판보다
청중의 환호성이 무서웠다.
불길이 더욱 맹렬해질수록 청중의 환호는
광기에 찬 비명에 가까워졌다.
Z는 구토했다.

그 후로 Z는 껍데기 뿐인 껍데기가 되었다.
열린 곡면의 껍데기로 나동그라진 모습을
그는 물 속에서 비로소 자각했다.

Z는 몸부림을 멈췄다.

"Z + ENIAC" means The Last Computer.

I'm a postrock producer from
Seoul, South Korea.

Singing The New World Beyond Apocaly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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